그러게 상봉 조감도 : 2024년 11월
철저한 일상다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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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신없이 흘러간 11월이었습니다. 어느새 2024년도 12월 한 달만을 남겨 두고 있네요. 11월은 잘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 달이 정말 제일 빠르게 흘러간 것 같은데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속도는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뉴스레터를 운영한지 벌써 1년 열두 달을 채웠습니다. 11월 뉴스레터를 보고 계신 이 순간, 나름 역사의 한 페이지 위에 계신 것을 강제로 축하드립니다!
스스로 대견하면서도 부끄럽기도 하고, 또 신기한 감정도 드네요. 꾸준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었는데, 공개적으로 이걸 해보겠다 하니 '독자'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두려움과 부채감을 느끼며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고 그에 대한 반응을 삼키며 그 원동력을 얻기도 했고요. 다른 말로 하자면 자발적이면서 동시에 우발적인 운영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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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리 말씀 드리자면 다음 달 12월 레터는 올 한 해를 돌아보며 뉴스레터와 관련된 수치를 하나씩 꺼내어 보며 톺아보고자 합니다. 일종의 연말 결산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회가 된다면 무사히 1년을 보냈다는 사실에 자축하며 스탠딩 파티라도 벌이고 싶지만, 그건 아무래도 여건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조심스럽게 그 마음만 헤아려 주시길 언더스탠딩 부탁 드리겠습니다.
아무튼, 그 휘황찬란할 뻔할 예정인 연말이 오기 전에 쉬어가는 타임으로 이번 달은 어떻게 쏜살같이 흘러갈 수 있었는지 '일상다반사'를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지금까지는 한 달의 하나의 주제 혹은 소재를 선택하고 그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11월' 자체가 하나의 주제가 되겠네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아래의 내용은 시간순으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월초에서 월말로 옮겨갈수록 어떤 생각이 더 짙어졌고, 무엇을 더 많이 보게 되었는지 찾아보시는 것도 은연 중에 비슷하다 혹은 다르다는 느낌을 얻기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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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이번 한 달, 그러니까 11월은 '만남'이라는 키워드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밋츠서울'이라는 공간을 만난 것입니다. 지난 여름, 제 레터에서도 소개해 드렸던 오피스제주를 기억하시나요? 8월 한 달 동안 제주 사계리에서 노마드 스태프로 일하며 일과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며 근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요. 오피스에서 조천점과 사계점 이후 새로이 서울에서 공간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 8월 뉴스레터가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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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츠서울은 회의, 세미나, 독서모임 등 다양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번 달부터 공간의 운영과 관리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예약해 주시는 고객분들과 만나며 더 나은 공간 경험을 위해 노력하고 있죠.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한 발자국씩 천천히 밟아나가야 합니다. 그래도 한 달 동안 밋츠서울이라는 공간과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다방면으로 움직이곤 했죠. 그러면서 접했던 경험과 기회들이 있다는 것은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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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츠서울은 2호선 시청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곳을 조금 벗어나면, 또 다른 만남을 마주할 수 있는데요. 최근 주변을 산책하던 중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매체에서나 볼 법한 남대문(숭례문) 일대를 마주한 것인데요. 남대문을 중심으로 주변은 전부 높은 빌딩과 자동차, 버스 등으로 가득했습니다.
옛 것과 요즘 것이 만나는 지점에 서 있던 경험은 꽤 근사했습니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하기도 했고, 선형적인 풍경을 타임랩스처럼 매우 빠르게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외국 여행객들이 근처에 많이 있었다는 게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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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반대편으로는 덕수궁이 있어서 돌담길을 걸으며 시간적/계절적 만남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단풍은 노랗고 빨갛게 옷을 갈아입고 있었고, 한옥과 고궁과 빌딩숲의 조화는 생경한듯 익숙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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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평일을 밋츠서울이라는 일터에서 보냈다면, 주말은 대부분의 경우 결혼식장에 있었습니다. 역대급으로 많았던 결혼식 일정이었죠. 각기 다른 곳에서 예식이 진행되고, 두 사람이 혼인을 약속하고 서로의 세계가 만나는 순간을 축하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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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사이에는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만남이 있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축구'라는 걸 매개로 만났던 분과의 시간이었습니다. 관심사가 비슷하다는 건 빠르게 경계와 벽을 허물 수 있다는 뜻이었죠.
축구를 각자의 방식대로 다루고 즐거워했던 감정을 나누다 보니, 나름의 동지애(?)가 생기더랍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 사람도 좋아한다는 건 언제나 기쁜 일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나보다 더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불안 내지는 조급함이 내심 생기기도 했죠. (농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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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중에 맛있는 음식도 먹고, 커피를 또 꾸준히 소비했습니다. 이제는 쪄죽뜨 클럽에 가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따뜻한 라떼를 꼭 손에 쥐어야만 속이 후련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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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는 건 혼자서도, 여럿이서도 재미 있는 경험입니다. 혼자면 혼자대로 내면에 더 가까워지는 만남이 되고, 다른 사람들과는 덧없기도 건설적이기도 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죠.
여담이지만 제가 들고 있는 라떼 안에 대부분의 경우 하트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귀여운 그림은 마실 때마다 기분 좋음을 만들고, 반대로 들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네줄 수도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래도 따뜻한 라떼를 안 마신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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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게 최고야'라는 말, 동의하시나요? 이번에 우주최강킹갓제너럴판타스틱베이비복스급 귀여움을 가진 친구를 데려왔는데,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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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무려 '생기'입니다. 일상 생활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친구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데, 이 브랜드의 명확한 타겟팅이 성공했다는 걸 제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귀엽거든요.
'투터기'라는 캐릭터이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낫더세임스튜디오'입니다. 예전부터 팔로우를 하면서, 언젠가는 꼭 내 품 안에 들이겠노라 다짐했는데 이번 달이 되어서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 행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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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의 시선으로 '만남'의 순간들이 가득했던 11월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옥죄는 생각도 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이유로 내가 경험한 '만남'을 내놓는 것이 누구에게는 그저 일상적인 블로그 글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면서 뉴스레터 자체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내년은 어떤 방향성으로 나아가야 할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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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열두 개의 레터를 무사히 세상에 내놓았던 것은, 누군가를 만날 수 있었고 새로운 기회에 닿을 수 있었던 재료가 되었음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계속 쓰게 되었고, 때로는 흔들리면서 진동한다고 느껴져도 결국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파동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번 11월은 어떤 '만남'이 있었나요? 그 만남을 통해 어떤 생각과 감정을 만들어 내셨나요? 연말이 다가오면서 회고의 시간을 가지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이번 레터를 통해 천천히, 그러나 뭉근한 변화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럼, 다음 호에서 만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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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에 따라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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