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듯 안녕하세요. 길었던 설 연휴, 오늘도 이어서 잘 즐기고 계시는가요? 아니면 (오늘) 하루는 출근해서 구멍 난 연휴를 보내고 계신지요. 아무쪼록 풍성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가득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상과는 다르게 한 주가 흘러가다 보니, 연말부터 지금까지 또 쏜살같이 달려온 듯합니다.
님의 1월은 어떠셨나요. 음력으로도 한 해가 시작되었던 이번 달, 무엇이든 도전 해보기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저도 해보고 싶은 것이 생겨, 겨우내 잘 준비해서 빠르게 실행해 보려고요! 👍 님도 에너지 넘치는 스타트가 되길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1월은 언제나 건강을 잘 챙기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마음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잘 정리해 둘 필요가 있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듯' 이러한 것들을 잘 챙겨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채비를 하는 셈이죠. 님의 '첫 단추'는 무엇인가요? 크고 작은 목표를 실행하기 전 준비하시는 루틴이나 요소가 있다면 글 가장 아래 '이번 뉴스레터 어땠나요?' 버튼을 클릭해서 나눠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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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첫 단추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걷기'입니다. 앞서 거창하게 서론을 펼친 것에 비해 이 평양냉면(도 사실 사랑하는 메뉴 중 하나죠) 같은 슴슴한 결론이라 김이 팍 식지는 않으셨는지. 그러나 일상의 걷기든, 운동으로서의 걷기든 제게는 예찬할 수밖에 없는 행위입니다.
주변적인 이야기부터 드리자면요. 수십만 년 전부터 인류는 수렵/채집 생활을 하며 더 나은 터를 위해 걸어왔습니다. 또한 생존을 위해서도 이동해야 했죠. 말 그대로 인류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우리의 DNA에 깊게 새겨진 하나의 자질이 아닐지 생각합니다. 한편, 단순히 걸을 때 호르몬의 분비로 활기를 되찾기도 하고요. 좋아하는 영화 '맨프럼어스'의 주인공이 '조니워커 그린'이라는 술을 꺼내는 것이 어쩌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걷기'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합니다.
또 여담이지만 제 건강 앱 데이터를 살펴보면, 최근 2~3개월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무려 약 1만 5천 걸음에 달합니다. 작년에는 가장 적게 걸었던 6, 7월을 보면 평균 6천 걸음이었죠. 계절 등 다양한 변수도 있겠지만 수치상으로 다른 기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걸었던 요즘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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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렇다면 이 걷기를, 걷는다는 행위를 도대체 '왜' 지속하게 되었는지, 그럴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또 걸음으로써 어떤 이점을 얻게 되었는지 등을 소상히 말씀드려야 할 차례겠지요.
하지만 여기서는 걷기가 시간당 칼로리를 얼마나 소비하는지, 무릎과 고관절이 어떻게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뇌에서는 어떤 전기신호가 나오는지 <생로병사의 비밀>처럼 설명하지는 않으려 합니다. 그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생각의 발전, 감정의 출현 등을 내비치게 될 예정이지요.
아무튼, 시작은 환경의 변화였습니다. 덕수궁, 시청역 근처에서 일과를 보내면서, 주변 지형을 파악하고 또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마치 정찰병처럼, 아니 대동여지도 김정호 선생처럼 중구 곳곳을 살피며 걷다 보니 어느새 하루아침에 2만 걸음을 걸었던 날도 있었죠.
점심을 먹고 산책 겸 돌아다니는 것도 한몫했습니다. 보통 점심은 야무지게 챙겨 먹는 편이라, 13시쯤에는 남부럽지 않을 배를 힘껏 내밀고 다니곤 했죠. 이내 부끄러움이 밀려와, 쥐구멍을 찾듯 걷기 시작했습니다. 2~30분 정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화도 되고, 기분 전환도 되는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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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 걷기를 통해 일종의 '동적 명상 모드'로 돌입하여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었습니다. 한 걸음, 다시 또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탁 트인 바깥 풍경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되고, 마음은 안정되며 숙성된 생각들이 실타래처럼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되죠.
실제로 한동안 고민하던 글감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거나, 어지러웠던 작업 순서가 명확하게 재정렬되어 '아하! 이렇게 하면 되겠다'와 같은 순간을 겪기도 했습니다. 신기했죠. 단순히 걷는 것만으로 이런 현상을 겪을 수 있나 싶더랍니다.
정확히 어떤 원인으로 인해 이러한 과정을 겪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만큼 그 생각을 머리와 마음속으로 계속 품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걷기가 그걸 현명하게 풀어내 준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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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음악을 매우 좋아합니다. 아니 사랑합니다. 그만큼 삶에 있어서 음악은 어느 순간에나 필수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며, 순간순간마다 좋아하는 음악을 끼워 넣곤 했는데요. 최근에 걸었던 순간에는 이어폰을 귀에 꽂지 않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물론 음악을 들으면서 걸으면 또 다른 느낌을 얻곤 합니다. 가령, [Uptown Funk]를 들으며 경쾌하고 장난스러운 걸음걸이로 바뀌기도 하고, [너의 모든 순간]과 같은 발라드를 들으며 로맨틱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걷기도 하죠.
하지만 최근에는 주변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듯했습니다. 버스와 자동차의 엔진 소리가 저음부를 담당하고, 사람들의 말소리나 또각또각, 저벅저벅 하는 구둣발 소리가 탄탄하게 중심을 잡으며, 까치나 반려견들의 울음소리가 대미를 장식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최근 연말•연초에는 시청, 덕수궁, 청계광장, 광화문 근처에서 다양한 집회와 시위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시선이 쏠리면서 자연스럽게 듣던 음악을 멈추고 이어폰을 뺐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근처에는 다양한 사람들(외국인 여행객)과 다양한 문화와 풍경들을 마주할 수 있어서, 핸드폰에 저장해 둔 플레이리스트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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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동네만 계속 걷다 보면, 지루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로를 다르게 설정해서 구불구불 다른 순서로 걸어간다든지, 지나왔던 길을 거꾸로 되돌아간다든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서 '재미있는' 걷기를 유지하고 있죠.
익숙함에서 오는 안일함, 지루함 따위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때문에 아예 가보지 못한 동네, 지역을 가서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 '더현대'가 위치한 여의도를 '샛강 터널' 부근에서 자전거를 타고 또 걸으면서 넘어간 적이 있었는데요. 푸릇푸릇한 나무들과 빌딩 숲을 눈앞에 둔 경험이 꽤 인상 깊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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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좋아하는 걷기 스팟을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걸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거나, 머리가 개운하고 맑아진다거나, 너무 근사해서 사진을 찍고 싶다거나, 생각이 명료하게 정리되어 빨리 일을 하고 싶다거나(정말요?), 더부룩한 속이 쑥 내려갈 정도로 소화가 잘된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기 좋다거나, 헤어진 연인이 다시 떠오르지 않을 것 같다거나(...) 하는 길이 있다면 아래의 버튼을 눌러 비밀스럽게 공유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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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닝 열풍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듯합니다. 비교적 운동 강도가 적은 걷기는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또 일상에 알게 모르게 수천 걸음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 그 효용은 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각자의 자리에서 '워커'로서 존재하는 여러분에게도 걷기가 또 다른 의미의 행위로 다가올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걸으면서 마주하는 생각들과 감정들, 또 실제 풍경들을 통해 결국 님의 세상이 더욱 다채로워질 수 있다면 좋겠고요. 제게 걷기란 그 시작이자 첫 단추였던 것처럼, 분명 걷다가 어느 순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얻어 더 건강하고 효율적이며 사랑스러운 삶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호에서 만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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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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