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적북적.. 시끌북적.. 상봉 조감도 : 2025년 2월
책으로 생각이 북적북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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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님.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어떤 활기를 만들어 내셨나요? 덕분에 훌쩍 봄으로 넘어온 것만 같은 2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저는 이번 한 달을 '책'으로 쌓았습니다. 책을 직접 읽기도 하고, 책으로 (무려) 독서모임을 기획하기도 하며, 처음 뵙는 분들과 깊은 대화를 경험하기도 했죠. 북적북적한 한 달이었습니다.
이번 2월은 사실 '러닝'으로 주제를 잡을까 고민했습니다. 지난 1월의 '걷기'와 연결되기도 하고, 이틀 뒤면 세계 6대 마라톤 중 하나인 '도쿄 마라톤'에 참가하기 때문이죠. (절대 자랑 아닙니다. 그냥 의식의 흐름이 걷기-러닝-마라톤으로 흘러갔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와중에 크고 작은 덩치의 녀석들이 삶을 침범하기 시작했습니다. 책들은 온갖 정보와 지혜가 담겨 있다고 유혹하면서, 심지어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관점을 나누고 인식이 확장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되었고요. 이러니 어찌 '취향'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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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레터에서는 어떻게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고, 책과 관련한 경험들은 무엇이었는지 소소하게 나누고자 합니다. 동시에 앞으로도 계속 나누고 싶은 책을 몇 권 나누면서요.
순식간에 지나간 1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당신, 1년 넘게 레터 운영하면서 글을 읽고 쓰는 것에 발전을 이루었냐"라고 물으면 당황하고 황당해 하며 "네"라고 자신 없게 말할 것 같습니다. (???)
비교적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고, 세상의 해상도가 크게 높아졌으며, 그동안 '활자가 주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을 기뻐하면서 이번 레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번 레터도 편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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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 자의와 타의가 애매하게 뒤섞인 환경
💬 책보다 더 중요한 것
📚 ㅊㅊ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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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읽은 책의 수를 세어 보니 총 28권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나이만큼 읽었다는 오만과 편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책을 읽을수록 '책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라는 사실을 견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올해는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깊게 읽어야겠다는 어렴풋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소설과 시집, 과학 교양 등 가리지 않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일단 읽어보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그런 점에서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나 서점이 있다는 것은 아주 최적의 환경인 것 같네요.
2025년 2월 28일, 오늘을 기준으로 올해 읽은 책은 총 9권입니다. 작년 기준 벌써 33%를 채운 셈이죠. 하지만 결국 앞서서 말했듯, 양보다는 질입니다. 책을 읽고 스스로 느끼고 생각한 점을 정리하며 소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직접 다이어리에 필사하기도 하고, 때로는 노션에 가볍게 적어두기도 했죠. 이렇게 자의적으로 독서 환경을 구축했던 1, 2월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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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타의에 의해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부정적인 의미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좋아) 일터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북클럽'을 기획/진행하게 되었거든요. '성장', '일', '의미' 등의 키워드와 연관되는 책을 통해, 일과 삶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터의 구성원 분들과도 자체적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책-크인'입니다. (소속되어 있는 일터의 특징(오-피스제주 : 숙박과 공유오피스를 함께 운영하는 공간)을 고려한 네이밍) 덕분에 그간 읽어보지 못한 장르의 책도 하나둘씩 접하고 있죠.
이와 비슷하게 '온라인 독서회'도 참여 중입니다. 이 독서회는 2주에 한 권씩 읽으면서 필사도 하는 모임인데요. 조금은 속도감을 챙기면서 독서 습관을 기르기에 아주 좋은 모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책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통해 '나만의 시선'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풋을 어떻게 '내 방식대로' 흡수하고 적용할 지 고민해 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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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책이라는 물성 바깥에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책을 읽기 전 '아, 이 책 읽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하여 '제가 정리한 책의 내용은 ~입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듣고 싶어요.'라는 대화로 향해 가는 과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앞서 말씀 드린 독서모임의 가장 큰 장점이자, 책을 더욱 깊게 소비할 수 있는 요소는 바로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함으로써, 우리는 나만의 생각을 더욱 다지거나 사유와 인식과 관점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실례로, 밋츠서울 북클럽을 참여해주신 분들의 후기들 중 하나를 빌려볼까요?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 이렇게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각자가 속한 업의 분야와 깊이도 모두 달라서 한동안 '고여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과 북클럽을 시작으로 계속 '흐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_[에디토리얼 씽킹] 북클럽 참여자 후기 중
책을 매개로 새로운 분들과 만난 것도 개인적으로 뜻깊은 순간이었는데, 이렇게 선물 같은 메시지를 남겨주신 덕분에 책과 대화의 중요성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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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오프라인에서 단어와 문장이 오고 가는 상황만이 아닌, 특정한 주제에 대해 온라인으로 게시한 한 편의 글도 대화의 자질을 가지고 있죠. 지금 이 레터도 넓은 의미에서 '대화'의 순간입니다. 제가 이번 달에는 책이라는 대화 주제를 가지고 한동안 떠들고, 여러분들이 그에 대한 답을 이런저런 방식으로 전해 주시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아, 이 사람은 책에 대해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는 구나'라고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은 곧 '나는 책에 대해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지?'라고 떠올려 보거나, '나에게 책이란 무엇일까?'하고 깊게 생각하며 각자만의 깊이감을 만들어 낼 수 있죠. 제가 바라는 선순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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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섣부르게 조언이나 추천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각자의 경험과 사고의 깊이가 달라서, 아무리 강조해도 당사자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때문이고요. 두 번째 이유는 첫 번째 이유와 이어지면서 결국 그 사람 스스로가 경험해야 한다는 측면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언'이나 '추천'은 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고,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에 때로는 의미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뭐 이렇게 서론을 장황하게 늘어놓느냐 싶으시겠지만, 위의 이유들로 조심스럽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살포시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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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씽킹]
최혜진 작가의 에디토리얼 씽킹은 단순히 '에디터'가 가져야 할 자질과 능력을 설명하는 책이 아닙니다. 조금 더 넓은 의미에서 삶을 바라보고 '나만의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재료를 오목조목 살펴 보는 책에 가깝죠. 책에서 말하는 '의미의 최종 편집권이 나에게 있다'는 믿음은, 제가 레터에서도 몇 차례 이야기한 '세상을 바라보는 창의 해상도를 높인다'는 관점에서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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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수집, 범주화, 관점과 프레임, 생략, 질문 등 총 열두 개의 챕터를 통해 삶에 나만의 의미를 입히는 행위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던 일련의 사고 과정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 때 겪었던 과정이, 그때 그 순간이 이 챕터와 연관되어 있었구나' 하고요.
개인적인 만족감에서 그치지 않고 이 책으로 북클럽까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운이 좋게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고 더욱 깊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호스트로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죠. 바로 '다음은 어떤 책으로 진행해야 하지?'라는 생각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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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감각]
멀지 않은 곳에 다음 책에 대한 힌트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과 '삶'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적어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한 번쯤은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고민을 누군가 대신 해결해 준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것이 또 인생이겠죠. 그런 점에서 양질의 내용으로 사람들의 공감과 감각을 이끌어 내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조수용님의 [일의 감각]입니다.
처음에는 일을 감각적으로 하는 법, 감각을 요하는 업에서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의 영어 제목인 'Work and Sense'를 고려해보니, '일'과 '감각'을 조금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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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은 결국 마음가짐에서 출발한다.', '본질이 무엇인지 언제나 생각하며 그 외의 것들을 뒤로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고르고, 싫어하는 것을 피하는 과정에서 감각이 생긴다.' 등의 문장은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그리고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으로도 북클럽을 진행하면서 좀 더 깊게 이해해볼 수 있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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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북클럽 호스트라는 부캐가 하나 더 생기게 되었네요. 성향 자체가 '게으른 완벽주의자'로, 아주 미세한 것들까지 컨트롤하며 무언가를 완벽하게 해내려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북클럽과 책을 계속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완벽은 없고 완성만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최근 들었던 가장 인상 깊은 문장 중 하나랍니다)
그러면서 활자가 주는 편안함과 유익함을 계속 느끼게 되었고, 아마 앞으로도 다분히 옆구리에 책을 끼고 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환경을 바꿔서라도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들어야죠.
님에게 인상 깊었던 책은 무엇인가요? 혹은 읽고 싶었으나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나요? 아래 '이번 뉴스레터 어땠나요 💌' 버튼을 클릭해서 레터의 후기와 함께 책을 추천해 주세요. 조만간 읽고 인스타그램이나 다음 레터에 자그마한 서평을 남겨볼게요. 다가오는 봄의 기운과 함께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커피 한 잔 하면서 책을 한 번 들춰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호에서 만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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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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